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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Hour By The Concrete Lake는 스웨덴의 밴드 Pain of Salvation이 1998년에 발매한 앨범이다.

제목이 모든 내용을 담고있다.
One Hour By The Concrete Lake. 내가 이 앨범을 사게 된 것은 이 앨범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단지 이 앨범이 Pain of Salvation의 두번째 정규앨범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노래를 했는지, 어떻게 연주했는지 들어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목부터 이상하지 않은가? 한 시간. 콘크리트. 콘크리트면 콘크리트지 왜 호수가 들어가는지. 하지만 앨범을 한 열 번 정도 돌리니까 앨범의 타이틀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낯설은 음악.. 가사..
Dream Theater라는 밴드로 Progressive Metal을 듣게 된 나에게 Pain of Salvation의 음악은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복잡하기만했다. 앨범 커버는 왜 이렇게 덕지덕지 엮어놓은 것 같은지..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땐 가사의 내용을 떠나서 음악 자체에 적응이 안되었기 때문에 듣는 것 조차가 고역이었다. 음악이 익숙해지자 가사가 문제였다. 분명히 영어로 써있는데, 분명히 영어로 써있는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먹겠더란 얘기다. 앨범 쟈켓에 가사가 나와있긴한데 폰트, 줄간격, 크기 색깔등이 제각각이고 여백도 제대로 안들어가 있어서 가사를 읽는 것 조차가 큰 일이었다. 그냥 꾸준히 들으면서 꾸준히 읽었다. 그리고 알게되었다.

Sit for a while, why rush?
The beauty is all around.
The red sky of the morning,
the different colours of the
landscape, the freshness of
the breeze.
So sit for a while and rest
with the spirit of the land.

John Renshaw

앨범의 쟈켓을 열면 가장 먼저 나오는 시다. 그 의미는 앨범을 듣기 시작한 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다.

1. Sprit Of The Land
마치 자연을 보는 듯 하다. 너무나도 섬세하고 약하여 조금이라도 잘못 건드리면 그대로 무너져내리 것 같은 그런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곤 그 다음트랙으로 바로 이어진다.

2. Inside
화자는 무기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한 일이 잘못된 일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I was told the pain and hunger was not my fault.
나는 무기를 만드는 공장에서 아주 미세한 부분만을 맡고 있는 노동자가 아니었냐는 것이다. 하지만 전쟁은 그 자체로서도 신과 인간에 대해 범죄가 아니었던가?
What is a war criminal? Was not war itself a crime against God and humanity, ..
자신을 둘러싼 커다란 기계 안에서 그 자신은 하나의 조그만 톱니바퀴에 불과할지라도 나에게도 잘못이 있는 것이라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이다.

3. The Big Machine
자신을 둘러싼 그 기계에 대한 더 깊은 고찰이 이루어진다. 총을 만드는 기계 안에는 각 사람이 각자에게 주어진 조그만 부분만을 맡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기계는 그들의 행위를 정당화시킨다. 네가 총을 전부 만드는 것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하지만 정작, 그들의 행위를 정당화시킨다는 그 기계는 실체가 있는 녀석이었던가.

4. New Year's Eve
새해 전날, 사람들은 모두 즐겁다, 그들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므로.
I'm awake.
I see the mistakes I make.
하지만 화자는 깨어있다. 기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지 알고자 한다.

5. Handful of Nothing
그들이 그렇게 애지중지 만들던 무기들은 어떻게 쓰이고 있었는가.
See the children with guns hatred and fear in their eyes.
전쟁은 어린 아이들마저도 총을 잡고 서로를 죽이는 상황에 이르게 한다.
"이 총은 걸프전에서 큰 활약을 했습니다."
그들은 전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면서 그렇게 총에 대해 쉽게 말하고 광고할 수 있는 것일까?
전쟁이 끝나면 남는 것은 "Handful of Nothing" 뿐이다. 그렇게 다 죽여놓고, 군대가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6. Water
새벽녘, 동이 터 오를 무렵 대기는 안개를 머금고 있고 풀은 이슬을 머금고 있다. 물은 항상 내 근처에 있다. 하지만 나 때문에 물을 구경조차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미쳐 깨닫지 못했다. 화자는 사막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그는 매일 쓸 수 있는 식수가 한정되어있지만 목이 마른 나에게 기꺼이 물을 나누어준다. 그는 꼭 써야할 곳에만 물을 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Pipes and bathtubs, sprinklers and fountains!
...
but do they know what they lose when we flush?
하지만 그들도 라디오랑 자동차가 따위가 있으면 좋겠단다. 그런 것들을 가지고 싶단다. 결국 그들도 그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그들의 상황을 넓은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은 없었던 것이다.

7. Home
이미 관련 업계에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 곳에 우라늄이 대량으로 매장되어있다고. 자연과 함께 세월을 살아온 인디언 부족의 땅은 몇명의 백인에 의해 순식간에 오염된다. 강은 이미 광산에서 나온 찌꺼기로 인해 마시지 못하게 되었다. 백인들은 자신들이 살던 곳으로 가면 그만이었다.
My tribe is crying - our land is dying
But we can't leave - this is our home
We can't let our past go...

8. Black Hills
백인들이 제안한다. 이미 광산으로 인해 더럽혀진 이 땅에 핵폐기물을 묻고 싶다는 것이다. 돈은 넉넉히 줄테니까. 복지시설은 최고로 해 줄테니까. 미국이라는 땅에서 일자리도 없이 가난하게 살고 있는 그들이지만 그들은 땅을 내어줄 수 없다.

9. Pilgrim
진실을 안다는 것.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가 속한 기계를 빠져나가고자 할 때 그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기계를 빠져나가자 그 기계를 톱니바퀴로 하는 더 큰 기계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자는 자신이 선택한 이 길을 포기할 수 없다.

10. Shore Serenity
핵폐기물을 마구 갖다 버리던 호수가 있었다. 물이 증발하면서 방사능은 먼지를 타고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구소련은 그 호수를 콘크리트로 매우기로 결정했다. 얼마나 방사능의 농도가 높았는지 그 호수 근처에 단 한시간만 있게되면 사람이 열흘 안에 죽을 정도라고 한다.

11. Inside Out
화자는 계속해서 기계 밖으로 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 끝없음을 알면서도, 그 것이 얼마만큼 자신의 죄값에 대한 보상이 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inside!
There's always someone inside
Fighting to get outside


우리는 다음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나는 내 아이들이 물어볼 그 날이 두렵습니다.
환경을 파괴해야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밝은 눈으로 강아지와 얘기하며 풀의 소리를 듣는 내 아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아침마다 쌩쌩 빨리 달리는 자동차로 너희들을 탁아소에 맡기는데 정신이 팔려있었다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시설에 맡기려는데 급급했고 돈을 버는데 급급했다고.
I dread the day my children will ask me why. I dread the day when I will have to explain to them that people thought it was acceptable to destroy the environment so that we could have jobs. I dread the day I will have to explain to my bright-eyed Joshua, who talks to dogs and listens to the grass screaming, that we were all busy driving fast cars, rushing our children off to day-care, and finding seniors’ homes to our grandparents and listening to the ringing of cash registers.



이런 통찰력과 안목을 가지고 훌륭한 음악과 더불에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밴드는 정말 몇 안 될 것이다.
하지만 Pain of Salvation은 그 중 하나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참고:
Testimony: James Garrett, World Uranium Hearings, 9/14/92, Salzburg
영문 Wikipedia: Lake Karachay
Google Maps: Lake Karachay
영문 Wikipedia: One Hour by the Concrete Lake
Tim Giago: The Black Hills: A Case of Dishonest Dealings - The Huffington Post
Ποίηση
영문 Wikipedia: Sioux
Satan Stole My Teddybear: Pain Of Salvation
Pain of Salvation Interview
Partial victory for Black Hills Indigenous, Environmental groups on uranium mining per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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