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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친한 형과 식사를 하다가 사립학교의 세습문제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의 형편도 그와 관련이 있어서 저는 세습을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그 형은 "그래도..." 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저로선 감정적인 부분이 컸기 때문에 제 논리를 약간 억지로 펴는 경향이 있어서 서로의 얘기가 평행선을 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그 형이 "네 생각만 고집하지말고 다른사람의 의견도 들어봐" 라고 얘기했을 때 저는 "당연히 듣는다. 그리고 듣고싶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 고 대답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교회에서 저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을 맡고 있는데 항상 수요일에 있는 예배가 끝나면 그런 교사들을 대상으로 담임목사님께서 미리 어떤 내용을 가르쳐야할지 가르쳐줍니다. 오늘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벌하시는 것이 마치 부모가 자식을 징계하는 것과 같다" 라는 주제로 교육을 받았는데 이럭저럭 마치는 분위기에 목사님께서 "버릇없는 학생이 교사에 대한 태도를 고쳐야한다고 말하는 대신에 교사가 가르치는 태도를 고치라" 고 하는 한겨레신문에 대해 꽤 거센 어조로 비판을 하셨습니다. 갑자기 제 속에서 욱하는게 올라오는데 저 스스로도 제 얼굴이 새빨게지는 것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저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100%의 신뢰를 보내기 때문에 우선 "한겨레" 얘기가 나오자마자 벌써 반발심이 올라온 것입니다.

"왜 목사님의 생각이 잘못되었을까..!" 그 얘기를 듣자마자 제 머릿속에서 계속 머물던 생각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는게 맞지않느냐고 말로는 떠벌려대면서 저의 진짜 마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해 객관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항상 너무 힘든 일입니다.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 내 사고관과 가치관을 무조건적으로 맹신하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고 신문에서 하나의 사건을 봐도 그 하나하나에 저 스스로의 선악의 잣대를 대고 나의 의견만이 옳다고 여겼던 것. 사실, "이게 아닌데.." 라고 항상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조그맣게 들리지만 그러한 것들을 너무 모른채하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 반성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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