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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뭐하러 그림을 배우려고 하죠?
   그는 마치 나의 그런 질문을 예상하기라도 한 것처럼 서슴없이 대꾸하더군요.
   에에, 그러니까...... 좀더 유연한 사고를 가지려고 그럽니다. 사물의 표현에는 여러가지 관점과 방법론이 필요할 테니까요.
   그건 훨씬 나중의 일이구요. 일단은 정확하게 보고 그대로 잡아내는 게 우선이지요.
   그래도 사람마다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이 서루 다를걸요. 솜씨두 다르구요.
오래된 정원 (하) p.12

   언니야, 미안하지만...... 그 친구두 사람은 좋은데 사고뭉치라서 그래.
   사람좋은 사고뭉치들 지금 학교에 드글드글한다. 밸있는 젊은 남자들 다 그래.
   나와 박선배처럼 주어진 일이나 또박으로 하구 무관심하게 조용히 살아가는 이들두 많아.
   뭘 하진 않아두 관심을 가지고 두 눈으로 똑똑히 봐둬야지. 난 그러는 편이야.
오래된 정원 (하) p.28

읽고 또 읽어도 손이 가는 책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 집을 나서면서 무엇을 읽을까 하다가 무심코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같은 책이라도 여러 번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온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 한 때가 있었습니다. 읽느라고 진을 다 뺀 책을 어떻게 다시 읽겠냐는 생각이 들었죠.

어떤 의무감에서 읽은 책도 아니고 좋아서 읽을 뿐인데 오늘은 한 문장 한 문장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도 사람에 따라, 같은 핏줄이라 할 지라도, 서로 다른 관점과 가치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

여주인공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문득 발견했을 떈 반가운 마음 조금, 아쉬운 마음 조금 이었습니다.

요즘은 때가 때인지라 이런 구절들이 더욱 와닿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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