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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두 주가 흘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사회의 각 계, 각 층에서 다양한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오래간만에 뉴스앤조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는데 한동대학교의 총 학생회장이 낸 글이 화제가 되어 이만저만 시끄러워진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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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 할 것은 우리나라 기독교계에서의 '한동대학교' 의 위치 입니다. 한동대학교는 "하나님의 대학" 임을 최고의 가치로 하여 만들어졌으며 교단직속의 학교가 아니지만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에게 인정을 받아온 학교 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동대학교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 "텍스트에 충실하다" 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기독교 대학이라고 하는 곳이 이미 일반적인 대학과 다를 바 없이 세속화 되어가고 있을 때 한동대학교는 그 흐름에 떠밀려가지 않도록 애를 쓰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총학생회장의 글을 읽어보면 기독교인으로서 이 상황을 바라보는 그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아마 사랑의 교회 당회장 목사님께서도 그의 그러한 마음에 공감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가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의 일부가 가지고 있는 편협한 시각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안타깝습니다. 아프간 사태로 인해 기독교가 나쁘게 보여진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권과 관련이 있다거나 대북정책에 대한 시각 등이 어쩜 그렇게 판박이처럼 같아 보였는지요.

좀 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건전한 토론을 하면서 자랄 수 있었다면 그의 생각이 이렇게 까지 고정되진 않았을텐데 너무 한 쪽으로만 치우친 의견만을 들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래야겠지만 깨어있는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다시 한 번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총학생회장님께 몇 가지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의 마지막으로 택한 방법, 분명히 기독교 적인 틀 안에서 보았을 때는 옳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어떤 과정, 상황 속에서 죽음을 택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가 재임 기간 중에 편 정책들이 반 기독교 적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어떤 신념과 사상 아래 국정을 운영해 왔는지 큰 틀을 보아야 합니다.

북한 문제를 바라볼 때는 남한 대 북한으로 상황을 바라보지 말고 세계 속에서의 북한을 가지고 바라봅시다.

세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 추모로 가득찬 이 상황에 대해서 오히려 반작용이 나와 그러한 글을 쓰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반대편 사람들을 보십시요. 그들이 지금 왜 아무 말을 못하고 있나요? 이명박 대통령도 한 교회의 장로이며 신앙인일텐데 왜 그의 죽음을 자살이라고 비판하지 못하나요? 떳떳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유가 그들의 행동에 있다는 것의 그들의 침묵이 반증하고 있지 않습니까?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서 성화가 되기 위해 하루 하루 노력하는 것 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눈을 가지기 위해 매일 매일 눈을 부릅 뜨고 노력합시다.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봐야하며 언론이 하는 말의 속 뜻을 알기 위해 잘못 전달되는 의견들을 바르게 걸러낼 수 있는 귀가 필요합니다.

추측건데 총학생회장은 신앙적인 부분을 보았을 때 저보다 한참 더 선배임이 틀림없습니다. 저처럼 입만 살아있고 겉만 번지르르한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한동대학교의 비전이 총학생회장과 다른 학생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더욱 악해져 가는 세상 속에서 정말 빛과 소금이 되고, 나날이 승리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저도 지금보다 두 배, 세 배 더 열심히 노력하고 말씀을 읽고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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